시점이란 ‘고칠’ 필요가 없습니다 + 그 어떤 아바타도 그대에게 이걸 줄 순 없습니다.

시점이란 ‘고칠’ 필요가 없습니다 + 그 어떤 아바타도 그대에게 이걸 줄 순 없습니다.

무조건적인 시선은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

그대는 고쳐질 필요가 없습니다. 이걸 읽고 있는 그대 말입니다. 그대는 고쳐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대가 시점 수준에서 인지하는 모든 것—그것은 고쳐질 필요가 없습니다. 예전에 ‘녹인다(용해한다)’는 단어를 쓴 적이 있는데, 이는 고치는 것과 다릅니다. 바꾸는 것과도 다릅니다. 뭔가를 ‘녹임’은 저절로 일어납니다. 햇살을 얼음에 비추면 얼음은 저절로 녹는 것이지, 고치거나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해는 그저 빛납니다. 고치거나 바꾸기 위하여 빛나지 않습니다.

아바타 수준에서 뭔가 잘못됐음을 그대가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기억하십시오: 그대한테 천부적으로 잘못된 건 없습니다. 독사가 가득한 덫에 빠져 있을 수야 있습니다. 그러면 참 대단히 엿 같고, 아마 그 상황에는 뭔가 잘못된 점이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대가, 그대라는 존재가, 잘못된 게 되진 않습니다.

이야기꾼의 눈을 더 많이 행할수록, 이 진실이 저절로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머리 수준(=표면적인 수준)에서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괴롭힘을 당한다면, 그 아이의 존재가 잘못된 게 됩니까? 물론 아닙니다. 괴롭힘당하는 경험은 엿 같지만, 그건 아이의 존재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한테는 손댈 수가 없습니다. 아이는 오염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최우선적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은 고치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바타 세상에만 집중할 때는 어떤 외부적인 고치기를 택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게 최우선인 경우는 실제로는 절대 없습니다. 누군가가 깡패 학생을 처벌한다고 해봅시다. 심지어 깡패 학생이 사망할지도 모르죠. 깡패 학생들을 죽이는 웬 자경인이 와서는 깡패 학생을 죽여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괴롭힘당한 아이한테는 문제가 해결된 게 맞겠죠. 아닌가요?

아닙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시점에서 벌어진 것을 아이가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한, 아마 아이는 다음 깡패 학생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 겁니다. 혹은 사회 전반의 불공평함에 대한 공포 속에서 살 겁니다. 기타 등등, 그러할 겁니다.

따라서, 아이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최우선적인 것이란 ‘아이의 시점을 함께 경험해줄’ 누군가입니다. 아이가 괴롭힘을 당했더라도, 아이가 살아낸 모든 것을 바라봐줄 누군가입니다. 조건적 사랑도 꽤 좋고 유용하지만, 최우선적으로 아이가 필요로 하고 원하는 건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아이가 가장 비참하고, 버려지고, 고통스러운 상태일 때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존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고치려고만 할 때는 그런 존재의 기회를 거부하게 됩니다.

게다가, 어떤 아바타가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나요?

아무 아바타도 줄 수 없습니다.

‘저 바깥에’는 아이가 경험한 걸 이해해줄 아바타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분명하게도, 그 어떤 아바타도 아이의 아바타가 아니니까요.

이야기꾼만이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꾼이 아이니까요.

소설 속에서 그 어떤 조연도 주연이 겪은 일을 진정으로 경험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오로지 소설가만이 주연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조연이 주연입니다. 그 무엇도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꾼의 눈’을 거기까지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야기꾼과 주연—그대—사이의 연결고리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우리가 이야기꾼이자 아바타이기에 우리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이 세계관은 우리에게 크나큰 힘을 줍니다.

만약 아바타 세상만이 전부라는 믿음에 시점이 특화되어 있다면, 괴롭힘당하는 아이는 혼자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계관에서는, 정의상, 아이는 혼자일 수가 없습니다. 그럴 방법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그리고 시점이 곧 현실이기에, 눈의 존재가 진실이라는 것을 실제로 알면 알수록 세상은 우리가 혼자일 수 없게끔 펼쳐지게 됩니다.


세계관 태그는 이 순서대로 읽는 게 제맛입니다. 뒷선 내용에 앞선 내용이 필요합니다.